연말정산 시즌만 되면 'IRP 계좌'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세액공제 혜택이 엄청나다던데..." 그래서 큰맘 먹고 하나 만들려고 하니, 인생 최대의 난관(?)에 부딪히게 되죠.
"은행으로 가야 하나? 증권사로 가야 하나?"
누구는 은행이 안전하다고 하고, 누구는 증권사가 무조건 이득이라고 합니다. 뭐가 다른 건지, 수수료는 또 어떻고 ETF는 뭔지... 머리만 복잡해집니다.
만약 지금 이런 고민 때문에 IRP 계좌 개설을 미루고 계셨다면, 정말 잘 오셨습니다. 오늘 이 글 하나로 증권사 IRP와 은행 IRP의 모든 것을 확실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여러분의 소중한 퇴직연금, 단 1원도 손해 보지 않도록 가장 유리한 선택지를 찾아드리겠습니다.
IRP, 도대체 왜 만들어야 할까요? (핵심 요약)
본격적인 비교에 앞서, IRP 계좌가 왜 '필수템'으로 불리는지 딱 10초만 짚고 넘어갈게요.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이름 그대로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입니다. 이걸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세액공제' 때문이죠.
세액공제: 연간 최대 900만 원(연금저축 합산)까지 납입하면, 이 중 최대 16.5%(총 급여 5,500만 원 이하)를 연말정산 때 돌려받습니다. 즉, 900만 원을 넣으면 최대 148만 5천 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거죠.
과세 이연: 계좌 안에서 발생한 이자나 배당, 수익에 대해 당장 세금을 떼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까지 미뤄줍니다. (이연된 세금으로 재투자가 가능해 복리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IRP는 직장인이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어디서' 만드느냐입니다.
IRP 계좌, 은행에서 만들면 어떨까요? (장단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곳은 역시 은행입니다. 월급통장도, 적금도 은행에서 만드니까요.
은행 IRP의 장점 (유일한 장점)
안정성 (심리적): 은행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래서 IRP 계좌에 넣은 돈을 '오직 예금'으로만 굴리고 싶은 분들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익숙함: 이미 사용하는 은행 앱이나 지점이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은행 IRP의 치명적인 단점
높은 수수료: 은행 IRP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은행은 보통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라는 것을 받습니다. 이게 연 0.1% ~ 0.4% 정도로, 별거 아닌 것 같지만 20~30년 쌓이면 엄청난 차이를 만듭니다.
상품의 한계 (ETF 불가):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은행 IRP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직접 사고팔 수 없습니다. 오직 은행이 미리 만들어둔 펀드나 예금, ELB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로만 가입해야 합니다. 선택의 폭이 매우 좁죠.
IRP 계좌, 증권사에서 만들면 어떨까요? (장단점)
요즘 'IRP는 증권사'라는 말이 공식처럼 번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증권사 IRP의 압도적인 장점
저렴한 (혹은 무료) 수수료: 대부분의 주요 증권사(미래에셋, 삼성, NH, KB, 키움 등)는 비대면(온라인/모바일)으로 IRP 계좌를 개설하면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 줍니다. 은행에서 연 0.3%씩 내던 수수료가 0원이 되는 겁니다.
다양한 투자 상품 (ETF 가능!): 이것이 핵심입니다. 증권사 IRP에서는 은행에서 안 되던 ETF 거래가 자유롭습니다. S&P 500 ETF, 나스닥 100 ETF, KOSPI 200 ETF, 배당 ETF, 채권 ETF 등 수백 가지 ETF를 내 마음대로 골라 담을 수 있습니다.
기타 상품: ETF 외에도 리츠(REITs), 개별 주식(위험자산 40% 한도 내), ELS, 펀드 등 은행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 IRP의 단점
스스로 투자: 상품이 다양한 만큼, 내가 직접 공부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누가 알아서 굴려줬으면...' 하는 분들에게는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증권사에도 '알아서 굴려주는' TDF 펀드 등은 동일하게 있습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 ETF나 주식 등에 투자하면 당연히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은행 IRP에서 펀드를 가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정적 차이 2가지: 수수료와 ETF 총정리
은행과 증권사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결국 '수수료'와 'ETF'입니다.
1. 수수료: 티끌이 태산을 무너뜨립니다
"고작 0.3% 차이인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가령 IRP 계좌에 1억 원이 쌓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은행 (수수료 연 0.3%): 매년 30만 원을 수수료로 냅니다.
증권사 (수수료 무료): 매년 0원을 냅니다.
30년이면 900만 원입니다. 복리로 계산하면 차이는 훨씬 더 커집니다. 우리는 세액공제 받으려고 돈을 모으는 건데, 그 돈을 은행 수수료로 낼 필요는 없겠죠?
심지어 증권사는 IRP 계좌에서 ETF를 거래할 때 내는 매매 수수료(거래세는 없음)도 무료 이벤트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2. ETF: IRP 투자의 '꽃'
ETF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강조하는 걸까요? ETF(Exchange Traded Fund)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입니다.
낮은 비용: 일반 펀드보다 운용 보수가 훨씬 저렴합니다.
분산 투자: S&P 500 ETF 하나만 사도 미국 1등부터 500등 기업에 모두 투자하는 효과가 납니다.
투명성: 주식처럼 실시간 가격을 보며 내가 원하는 가격에 바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가 생명인 연금 계좌에서, 낮은 비용으로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ETF는 최고의 무기입니다. 이 무기를 은행 IRP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나에게 맞는 IRP 계좌 추천
이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시간입니다.
1순위 추천: 증권사 IRP
추천 대상: 거의 모든 사람.
이유: 수수료가 무료(비대면 기준)이고, ETF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나는 투자 잘 몰라" 하는 분들도 그냥 S&P 500 같은 시장 지수 ETF 하나만 꾸준히 사 모으는 것이 은행 예금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순위 추천: 은행 IRP
추천 대상: "나는 30년 내내 오직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만 넣을 거야. ETF, 펀드 절대 안 해. 그리고 수수료 좀 내도 상관없어."라고 생각하는 분.
이유: 은행 IRP의 유일한 장점은 '예금'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뿐입니다. (참고로 증권사 IRP에서도 '한국증권금융 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 가입이 가능하긴 합니다.)
결국, 장기적인 수익률과 비용 절감을 생각한다면 답은 '증권사 IRP'로 귀결됩니다.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정보는
자주 묻는 질문 (QNA)
Q1. IRP 계좌, 이미 은행에 있는데 증권사로 옮길 수 있나요? A1. 네, 물론입니다. '연금 이전' 제도를 통해 기존 은행 IRP 계좌의 평가금액 그대로 증권사 IRP 계좌로 옮길 수 있습니다.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확인하고 이전을 고려해 보세요.
Q2. IRP 계좌의 단점이나 주의사항은 없나요? A2. 가장 큰 주의사항은 '중도 인출'입니다. IRP는 노후 대비 연금 계좌이므로, 법에서 정한 사유(무주택자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등) 외에는 중도 인출이 매우 어렵습니다. 만약 강제로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 혜택을 다시 뱉어내야(기타소득세 16.5% 부과) 하므로, 당장 쓰지 않을 여유 자금으로만 납입해야 합니다.
Q3. 증권사 IRP 계좌는 여러 개 만들 수 있나요? A3. 아니요, IRP 계좌는 모든 금융기관을 통틀어 1인 1계좌만 개설할 수 있습니다. (단,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퇴직금 수령용 IRP를 별도로 만들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첫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IRP 계좌 추천을 주제로, 증권사와 은행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비교해 봤습니다.
연금은 1~2년짜리 적금이 아닙니다. 20년, 30년을 내다봐야 하는 초장기 투자입니다. 당장의 익숙함이나 안전함(처럼 보이는 것)보다는, 긴 호흡으로 내 자산을 불려줄 수 있는 '수수료'와 '투자 상품(ETF)'을 기준으로 현명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연금 준비를 응원합니다. 혹시 IRP 계좌 관련해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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