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곰팡이와 결로, 집주인이 안 고쳐줄 때 이렇게 대응하세요
전세나 월세로 살다 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누수, 결로, 그리고 곰팡이입니다. 건강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데도,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하면 "환기를 안 해서 그렇다"며 세입자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맞서봤자 해결되지 않습니다. 법적 근거와 객관적인 데이터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법적으로 집주인은 수리를 해줄 의무가 있다
전·월세 계약에서 수리 책임의 기준이 되는 법이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입니다. 이 법에 따르면, 집주인은 세입자가 계약 기간 동안 불편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2011다100259)는 그 기준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 세입자 부담: 전구 교체처럼 적은 비용으로 쉽게 고칠 수 있는 수준
- 집주인 부담: 수리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거주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구조적 결함
곰팡이나 결로가 심해서 방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후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곰팡이·결로, 누구 책임일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건물 자체의 문제인지, 세입자의 생활 습관 문제인지.
집주인 책임인 경우 외벽 균열, 배관 부식이나 누수, 단열재 시공 불량처럼 건물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세입자가 하루에 몇 번씩 환기를 해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결함이며, 집주인이 단열 공사나 방수 작업을 해야 합니다.
세입자 책임인 경우 가습기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겨울철에 전혀 환기를 시키지 않아 실내 습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진 경우입니다. 이때 생기는 곰팡이는 세입자 과실로 분류될 수 있고, 퇴거 시 원상복구 비용을 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분쟁조정위원회도 이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집주인이 수리를 거부하면 — 4단계 대응법
협조를 거부하거나 무조건 세입자 탓으로 돌린다면, 아래 순서대로 움직이세요.
1단계: 증거를 남긴다 곰팡이나 결로가 생긴 부위(외벽 모서리, 창틀 주변 등)를 날짜가 찍힌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스마트 온습도계를 하나 사두는 걸 추천합니다. 시간대별 온도·습도 기록이 자동으로 쌓이는데, "환기를 안 해서 그런 것"이라는 집주인의 주장을 데이터로 반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2단계: 전문가 소견서를 받는다 단열 시공업체나 누수 탐지 업체를 불러 원인을 진단받습니다. "외벽 단열 불량" 또는 "배관 문제"라고 명시된 기술 소견서와 수리 견적서를 확보하는 순간, 분쟁의 흐름이 세입자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3단계: 내용증명을 보낸다 사진, 온습도 데이터, 소견서를 첨부해서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내용에는 두 가지를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 민법 제623조에 따른 수선 의무
- "기한 내 수리가 없으면 세입자가 먼저 수리 후 비용을 청구하겠다" (민법 제626조, 필요비 상환 청구권)
4단계: 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한다 내용증명을 보내도 묵묵부답이라면,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합니다. 신청 수수료는 1만 원 내외로 저렴하고, 절차도 빠릅니다. 조정이 성립되면 법원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필요한 경우 조사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하자를 확인해주기도 합니다.
핵심은 초기 대응이다
결로와 곰팡이는 방치할수록 건물도 망가지고 건강도 나빠집니다. 집주인이 알아서 해결해주길 기다리기보다, 처음부터 증거를 쌓고 절차대로 움직이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